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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이 장비는 2나노 이하의 초미세 공정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장비로, 전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ASML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냐 하면, 애플의 최신형 아이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칩, TSMC의 최첨단 공정, 인텔의 차세대 칩 모두 ASML의 장비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독점적 지위 덕분에 ASML은 ‘슈퍼 을(乙)’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립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트럼프 행정부가 던지고 있는 관세 이슈로 미국 주식이 침체일로를 겪는 와중에 16일 발표된 ASML의 1분기 실적 발표에 관심이 몰렸습니다.

 

 

1분기 실적, 시장 기대 크게 하회

하지만 이번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ASML은 1분기 신규 수주액이 39억 4,000만 유로라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 48억 9,000만 유로를 크게 밑도는 수치입니다.

수주 부진은 곧 향후 실적 둔화를 예고하는 신호이기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반면 1분기 매출은 77억 유로로 비교적 양호했으며, 2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72억~77억 유로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시장 기대치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연간 매출은 300억350억 유로 수준으로 유지했으며, 총 마진율은 5053%를 전망했습니다.

 

관세 리스크가 시장 신뢰 흔들어

ASML의 실적 부진 이면에는 단순한 수요 변화 외에도 정치적 리스크,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ASML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미국이 발표한 대규모 관세 조치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이러한 상황이 향후 수주 전망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ASML의 CFO 로저 다센은 회사가 직면한 4가지 주요 관세 리스크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1. 미국으로 수출되는 장비에 부과되는 관세
  2. ASML이 미국에서 생산하기 위해 수입하는 부품과 도구에 대한 관세
  3. 장비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에 대한 관세
  4. 미국에서 타 국가로 재수출될 때 상대국의 보복성 관세 가능성

이러한 복합적인 관세 부담은 단순한 세금 문제를 넘어 고객사의 투자 계획, 공급망 효율성, 원가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입니다.

 

AI 수요는 여전히 기회이자 변수

ASML의 CEO 크리스토프 푸케는 AI 수요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2025년과 2026년은 여전히 AI 중심의 반도체 투자 확대 시기”라고 평가하며, 현재 진행 중인 고객사와의 논의 결과도 이와 같은 방향이라고 밝혔습니다.

 

ASML은 AI 열풍 덕분에 장기적으로는 연간 매출을 2030년까지 600억 유로(약 97조 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경고, AI 수요 둔화 우려, 그리고 글로벌 소비 위축 등도 병존하고 있어, 낙관론만으로 대응하기엔 다소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의 체크포인트

ASML은 여전히 반도체 산업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가진 기업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몇 가지 핵심 리스크 요인이 존재합니다.

  • 수주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투자 위축의 신호인지
  • 미국의 관세 정책이 실제 매출과 이익에 어떤 영향을 줄지
  • 글로벌 AI 수요가 계속해서 장비 투자로 연결될 수 있을지
  •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고객의 전략 변화가 장비 발주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이러한 포인트를 중심으로 ASML의 향후 실적과 주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ASML은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 독점적 위치는 변하지 않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AI 수요의 속도 조절이라는 복합 요인 속에서 주가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단기 조정 국면인지, 아니면 추세적 변화의 시작인지 판단해야 할 시점입니다.

ASML은 여전히 기술주와 반도체, AI 산업에 관심 있는 장기 투자자에게는 주목할 만한 기업이지만, 관세라는 이슈의 단기 리스크 또한 간과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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