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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들어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 변화입니다. 초기엔 단호한 보호무역 강행으로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시장 모두가 흔들렸지만, 최근 들어 그의 발언과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과연 트럼프가 스스로 꺾인 걸까요? 아니면 시장이 그를 ‘움직이게 만든’ 걸까요? 지금 시장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투자자들은 무엇을 주목해야 하는지 천천히 짚어보겠습니다.

 

 

한발 물러선 트럼프

최근 미국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회자되는 말 중 하나는 “Trump blinked”입니다. 직역하면 “트럼프가 눈을 깜빡였다”는 말인데, 정치적으로는 끝까지 강경하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결국 한발 물러섰다는 뜻이죠.

 

트럼프는 그간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으로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고, 특히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145%의 세율을 매기면서 사실상 ‘수입 금지’ 수준의 정책을 밀어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오히려 자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왔고, 시장은 그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증시는 하락했고,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으며, 금리도 예상과는 다르게 오르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쌓이자 트럼프는 그제야 방향을 틀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이 트럼프를 움직인 4가지 신호

이 변화에는 단순한 정치적 판단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미국 경제 곳곳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신호가 분명히 나오기 시작했고, 그 신호들이 트럼프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보입니다.

 

1. 경기침체 가능성 급등

2025년 초만 해도 미국 경제는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4월 들어서 경기침체 확률이 66%까지 상승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현재는 약간 내려간 53% 수준이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확률이란 건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수치가 아니죠.

 

경제학자들 역시 “이런 침체 가능성은 순전히 트럼프의 무역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단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던 경제가 빠르게 꺾인 건 명확히 정책의 영향이라는 뜻입니다.

 

2. 주식시장 하락 압력

트럼프는 겉으론 “주식시장에는 관심 없다”고 말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요? 2024년 바이든 정권 하에서는 S&P500이 23% 상승했지만, 트럼프 집권 이후 2025년엔 현재까지 12% 하락 중입니다. 한때 19%까지 하락했는데, 만약 20%를 넘었다면 ‘약세장’이라는 레이블이 붙게 되는 상황이었죠.

 

트럼프가 경제 회복을 강조하며 “미국의 황금시대가 온다”고 말했지만, 정작 시장은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에 대한 반응이 바로 주가 하락이었고요.

 

3. 금리 상승이라는 비정상적 현상

보통 주식이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더 안전한 채권으로 자금을 옮기며, 이로 인해 금리는 낮아집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무역 전면전을 선언한 이후에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매도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시장이 ‘미국 자산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신호입니다.

 

그 결과, 10년물 국채 금리는 단 일주일 만에 0.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가장 원하지 않는 결과였을 겁니다. 그는 장기금리를 낮춰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떨어지고, 소비 심리도 살아날 거라 기대했을 텐데,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 거죠.

 

4. 달러의 급락

트럼프는 약달러 정책을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조심스러운 약달러’**를 원했을 뿐입니다. 무역경쟁력 강화를 위해 천천히 떨어지는 달러는 괜찮지만, 2025년 들어 9.4% 하락이라는 수치는 과도합니다.

 

달러가 급락하면 수입 물가는 오르고, 해외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에서 빠져나가게 됩니다. 결국 미국 내 금리가 더 올라야만 자금을 붙잡을 수 있는 구조가 되죠. 트럼프가 이걸 모를 리 없습니다.

 

 

무역전쟁, 정말 끝난 걸까?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관세를 절반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절반이 145%의 절반이라면 여전히 70%를 넘는 고율입니다. 즉, ‘관세 완화’라는 말은 나왔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무겁고 비싼 무역환경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12건 이상의 무역협정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협정들이 실제 타결로 이어질 경우, 시장엔 긍정적 시그널이 될 수 있지만, 아직까진 진행 중일 뿐이죠. 투자자 입장에선 여전히 불확실성의 영역입니다.

 

 

즉각 반응한 시장

4월 23일, 트럼프가 “파월 해임 안 한다”는 발언을 한 날,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S&P500은 반등했고, 변동성 지수(VIX)는 하락했습니다. 금리도 살짝 안정세를 보였죠. 이 반응은 단순히 트럼프의 말 한마디 때문이 아니라, “강경 기조가 꺾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겁니다.

 

물론 하루의 반등으로 모든 게 해결되진 않겠지만, 시장은 그런 ‘작은 변화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트럼프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의 고통을 무한히 감내할 순 없다는 점을 보여준 계기였습니다. 시장은 분명히 트럼프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그는 그 메시지를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리더이지만, 이번만큼은 ‘현실의 벽’을 인식한 듯 보입니다.

 

앞으로 무역정책이 어떻게 변화하든, 투자자들은 이제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피드백 루프’가 존재한다는 걸 기억해야 할 겁니다. 시장이 보내는 경고는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 그게 이번 사건의 핵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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