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5년 4월 13일, 신한은행 오건영 부부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린 긴 글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글은 단순히 금리와 환율의 움직임을 해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최근 금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적 균열을 ‘신뢰’라는 키워드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지난주 미국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흐름은 매우 이례적이었습니다.
금리가 급등했음에도 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금 가격은 오히려 강하게 반등했으며, 미국 주식시장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처럼 주식, 채권, 통화 약세가 동시에 발생하는 ‘트리플 약세’는 통상적인 경제 이론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조합입니다.
오건영 부부장은 이러한 현상을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 약화”라는 큰 흐름으로 해석하며, 미국의 구조적 리스크를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금리 올라도 달러가 약세인 이유
일반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높은 금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리가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 부부장은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흐름이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 약화’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합니다.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미국 내에서 자금을 빌리기 위한 비용이 높아진다는 뜻이고, 이는 통상적으로 달러 강세를 유발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의 재정 건전성과 정책 일관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면, 금리 인상도 자본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금리 상승 → 달러 강세라는 기존의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자산의 수익성보다 더 중요한 ‘신뢰’라는 요소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왜 ‘신뢰’를 잃고 있는가
오 부부장은 미국의 구조적 문제에 주목합니다.
미국은 오랜 기간 동안 소비에 기반한 성장 모델을 유지해왔습니다.
그 소비를 가능하게 했던 배경은 바로 외국 자금의 유입, 특히 신흥국들이 미국 국채를 사주면서 자금을 빌려주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는 이와 다릅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파격적인 주장을 펴며 글로벌 금융 질서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 미국 국채 보유국들에게 수수료를 부과
- 기존 1~2년 만기 국채를 100년 만기로
- 고율 관세를 도입하고 갑작스럽게 뒤집는 정책을 반복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미국이 오랜 시간 쌓아온 금융 자산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게 됩니다.
신뢰를 잃은 자산에는 어떤 이자율을 제시해도 투자자가 주저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러한 신호들이 누적되면서, 미국 국채는 더 이상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죠.
중국 변수와 미국 국채 시장의 긴장감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겹치면서 시장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국채 보유국 중 하나입니다.
만약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매도한다면, 미국 금리는 더욱 빠르게 치솟게 됩니다.
동시에 달러 수요가 감소하며 달러 가치도 하락하게 되는 이중 충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 부부장은 “신뢰가 무너진 시장에서 기존의 큰손이 발을 빼는 순간, 그 충격은 훨씬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연준과 정부의 역할, 그러나 한계도 뚜렷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연준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연준은 금리 정책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처럼 금리 인상과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우선시되는 환경에서는, 시장 충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영국 정부가 2022년, 국채 시장의 붕괴 위기 속에서 금리 인상 도중에도 양적완화를 단행했던 사례처럼, 연준도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대응에 나설 수 있겠지만, 코로나 당시처럼 과감한 유동성 공급(연준 풋)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 오 부부장의 해석입니다.
관세 정책의 딜레마
오건영 부부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관세 정책이 단기적 효과는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국제 거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기본 관세 10%는 이미 부과된 상태이며,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 조치도 발표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관세를 높이고 나서 일부 완화하는 “올리고 다시 내리는” 전략은 단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무역 질서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국제 사회에서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결국 ‘신뢰 회복’
이번 오 부부장의 글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지금 시장은 단순한 금리나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라는 본질적 요소가 흔들리는 시기입니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누려온 신뢰의 기반 위에서 세계 자본을 빨아들이며 소비 중심의 구조를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초가 흔들리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환율이나 금리의 변동을 넘어서, 금융 질서 전반의 재편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마무리하며
오건영 부부장의 이번 페이스북 글은 시장의 표면이 아닌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바라보게 만드는 통찰력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의 금리나 환율 수치를 넘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신뢰가 어디서 흔들리고 있는지를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앞으로 전개될 미중 갈등, 관세 정책, 국채 수요 흐름 등 다양한 요인 속에서 신뢰 회복 여부가 금융시장 전체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미국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중 수출 규제로 7조 손실 엔비디아, 시간외 급락 (0) | 2025.04.16 |
---|---|
트럼프의 관세 완화 시사 발언 - GM, 포드 주가 급등 (1) | 2025.04.15 |
미국 증시 폭등 이유(4/9) - 트럼프 관세 유예 내용 정리 (1) | 2025.04.10 |
하락장에 매수해야 할 종목 TOP 5 (2025 최신 분석) (0) | 2025.04.09 |
레드북 소매판매지수 - 소비 심리 풍향계 (0) | 2025.04.08 |